예전에 모 소셜 쇼핑몰에서 적립금 소진한답시고 아주 저렴하게 구입한 터치펜이 하나 있습니다. 당시 약 2000원 정도에 구입한 기억이 납니다. 그 전에 나름 가성비 좋다는 500원짜리 터치펜도 구입해보았지만 역시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성능이 별로라서 이 제품도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고 기대하지 않은 만큼 실망도 커서 그냥 서랍 속에 장기간 방치돼 있던 터치펜이었죠.;;;
필자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인 베가R3에는 그나마 consac에서 나온 필스타일러스(Pill Stylus) 터치펜이 잘 맞는 편이라 여분까지 포함해서 총 3개를 구입하면서 잘 쓰고 있었죠. 그런데 터치펜이란 놈이 스마트폰과 함께 항상 휴대하는 물건이다보니 휴대하다가 가끔 잃어버리거나 먼 곳에 두고 오는 경우가 많죠.(그래서 소모품인 터치펜을 굳이 3만원씩이나 하는 비싼 가격에 구입하기에는 돈이 많이 아깝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 여름휴가 갔다오면서 잘 쓰던 필스타일러스 터치펜을 깜빡하고 고향집에 두고 왔습니다.;;; 물론 다음에 가져오면 되지만, 나름 긴 시간을 터치펜 없이 지낼 수는 없기에 지난번에 구입해둔 터치펜을 서랍에서 꺼내서 베가R3에 슥슥 써봤습니다.
헉!!! 아니 이것은....
처음 구입해서 테스트 삼아 해본 느낌과는 판이하게 다른 느낌에 깜짝 놀라고 말았죠. 오히려 필스타일러스보다 팁이 굵어서 그런지 터치 인식률이 더 좋다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구입할 당시에는 왜 실망해서 바로 서랍행이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 의문스럽네요.
어쨌거나 지금부터 간단하게 이 저가형 터치펜의 외관과 기능을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처음 구입시 포장박스에 들어있는 제품 모습입니다. 워낙 듣보잡 제품이라 브랜드를 굳이 말할 필요성이 없지만, 포장 전면에 아무런 차별성 없는 브랜드인 "iTab Touch"이라는 문구가 보이는군요.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해당 문구로 조회해보니 비슷하게 생긴 제품들이 주루룩 나오긴합니다. 가격은 여전히 2~3천원대.
박스 뒷면에는 제품 특징과 사용방법, 주의사항, 품질표시 등이 나옵니다. 특이한 점은 제조원이 한국업체 같은데, Made in China라고 나오네요. 보통 Made in China이면 중국 현지 업체명이 나오는데 말이죠.
터치펜 본체를 박스에서 꺼내서 살펴보겠습니다. 전체적인 모습은 마치 일반적인 볼펜과 흡사합니다. 상의가 가방 주머니 등에 쉽게 걸 수 있는 클립이 맘에 드네요.(필스타일러스는 클립이 좀 불만이었죠.)
무게는 가벼운 편이고, 중국산 치고는 제품 마감이 나름 괜찮은 편입니다.
팁 재질은 터치펜에 흔히 쓰이는 소재인 고무(러버)입니다. 제가 다른 저가형 터치펜을 써보니 고무팁일 경우 스마트폰 등에 드래그할 때 끈끈하게 잘 밀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실사용이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섬유 재질의 팁을 사용하는 필스타일러스를 쓰게 된 계기도 그런 이유때문이고요.
그런데 이 "iTab Touch" 터치펜은 그렇게 끈끈하게 터치스크린 표면에 달라붙는 느낌 없이 슥슥 잘 밀려서 불편함이 거의 없습니다. 필스타일러스와 비교해도 거의 차이를 못 느끼는 수준입니다. 물론 고무라서 내구성은 어떨 지 알 수가 없지만 일단 그 점이 참 맘에 듭니다.
그리고 터치펜으로 터치스크린을 누를 때(터치할 때)도 LG러버듐펜처럼 아주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게 닿는 느낌이라 소음도 없고 사용시 피로감도 덜한 듯합니다. 어쨌거나 2천원대의 제품이 이 정도면 가성비가 꽤 좋다고 생각합니다.
터치펜 위쪽에는 구멍이 나 있는 돌출부가 있는데요. 필요시 이 구멍에 끈을 달아서 휴대하라는 의미인 듯합니다.
팁 굵기를 자로 대충 재보니 대략 8mm 정도 되는 듯합니다. 제품 박스 뒷면의 설명에도 나오지만 손가락보다 가늘기때문에 더 정확한 "드래그"와 "포지셔닝"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실제로도 손가락으로 터치할 때보다 오히려 더 편리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팁이 굵은 편이다보니 필기를 하기위한 용도로는 부적합하고, 주로 웹서핑 등 간단한 용도로 쓰기에 가장 적합한 듯합니다. 한 마디로 "손가락 대체용"이죠.
그러면 가장 중요한 터치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서 필자가 사용하는 베가R3 스마트폰의 테스트모드에 진입한 다음 이 터치펜으로 나선을 쭈욱 그려보았습니다. 중간에 끊기는 구간 없이 전체적으로 터치 성능은 아주 좋은 편입니다.
검은색 베가R3와 나름 색깔도 잘 어울리네요. ㅎ 자주 사용해서 쓰라리는 손가락을 대신해서 앞으로 모바일 웹서핑 용도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터치펜입니다.
터치펜의 가격대가 중국산 몇백 원 짜리부터 고급형 3-4만원 짜리까지 다양하지만, 노트 필기를 하지 않는 다음에야 굳이 비싼 고급 제품을 구입할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이렇게 저렴한 제품도 "손가락"을 대신하는 데는 충분히 제 기능을 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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