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일 이어지는 비때문에 그런지 8월 날씨가 예년에 비해서 아주 시원한 편입니다. 특히 밤이 되면 기온이 섭씨 20도 초중반대로 떨어지기때문에 밤에 산책을 하거나 운동하기에 딱 좋은 날씨입니다.
저도 그 동안 더워서 게을리 했던 운동을 해볼까 싶어서 오래 방치해 두었던 자전거를 꺼내서 먼지도 털어내고 타이어 튜브에 바람도 빵빵하게 넣어두었습니다. 땅이 좀 마르면 바로 나가서 타려고요. 하지만 다음 날 막상 자전거를 타려고 하니까, 바람을 잔뜩 넣어준 타이어 중에 앞 바퀴 타이어에서 바람이 반 이상 빠져있는 것입니다.
이 자전거를 구입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그 동안 앞바퀴 튜브만 2년 여 전에 한 번 교체한 게 전부인데요. 오히려 10년이 넘은 뒷바퀴 튜브는 멀쩡한데 교체한 지 2년밖에 안 되고 별로 타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바람이 빠지다니 좀 허무했습니다. 참고로 그 당시 튜브 교체에만 2만원이 들었기때문에 또 2만원 넘게 들여서 튜브를 교체하기가 정말 난감했죠. 튜브 몇 번 교체하다가는 자전거 구입 가격이 나올 판...
그래서 처음에는 튜브를 교체하지 않고 자전거 타이어 펑크 수리 킷을 이용해서 직접 수리해볼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 번도 펑크 수리를 해보지 않은 사람에겐 그것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렇게 자전거 타이어 튜브의 바람이 이유없이(?) 금방 빠지면 대개는 튜브가 미세하게 찢어져서 바람이 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이럴 때는 당연히 (튜브가 노후됐다면) 튜브를 교체하거나 튜브 패치 등을 이용해서 펑크를 수리해야하지만 그 전에 반드시 체크해야 할 사항이 바로 타이어 공기주입구에 달린 밸브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튜브에 펑크가 난 줄 알고 타이어를 분해해서 직접 수리를 하려고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괜한 헛수고만 할 뻔했습니다.(휴~) 그럼 타이어 밸브를 통해 왜 바람이 새는 지, 또 어떻게 막아야하는 지 지금부터 살펴볼까요?
아래 사진은 자전거 앞바퀴 타이어 바람이 반 정도 빠진 모습입니다. 구입한 지는 오래됐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자주 타지 않아서 아직 타이어 자체는 마모가 그리 심하지 않습니다.
타이어 튜브에 공기를 넣은 공기주입구입니다. 보통 자전거용 밸브는 스트라이다 자전거에 쓰이는 슈래더, 도로·산악 자전거에 쓰이는 프레스타,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중저가 자전거에 주로 쓰이는 던롭 밸브 3가지가 있습니다.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하지만 고가의 자전거를 수집(?)하는 자전거 매니아 정도는 아니다보니 주로 본 밸브는 거의 100% 이런 형태의 던롭 밸브였죠.
자, 이제부터 잘 보셔야합니다.
밸브에 보시면 아래 표시한 부위처럼 생긴 너트가 있습니다. 튜브가 찢어지거나 구멍이 나지 않았는데도 금방 바람이 빠지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밸브 상부에 달린 너트를 꽉 조이지 않았기때문입니다. 보통 바람을 넣기위해서 밸브끝에 달린 고무캡을 돌려서 벗기다보면 저 너트도 조금씩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이 너트를 확인해보니 상당히 느슨하게 풀린 상태더군요.(물론 자전거를 오래 타다보면 지속적인 흔들림으로 조금씩 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무캡과 상부 너트를 모두 풀었습니다. 또 타이어 바람이 빠진 또 다른 원인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상부 너트를 풀면 바로 보이는 부품이 바로 플런저(plunger)라는 것인데요. 마치 가스밸브처럼 튜브 주입구를 꽉 막아서 바람이 새는 것을 막는 기능을 합니다. 그런데 상부 너트가 이 플런저를 꽉 조이지 않으면 플런저의 밀폐력이 떨어지니 바람이 조금씩 빠지는 건 당연하겠죠. 일단 이 플런저를 위로 당겨서 분리합니다.
상부너트, 고무캡, 플런저 세 가지를 분리했습니다.
그런데, 바람이 새는 걸 막는 가장 중요한 부품인 플런저의 하부(고무재질)를 보니 하얗게 무슨 가루가 묻어있는 게 보이시나요? 이 가루는 새 튜브 안에 있던 가루인데요, 바람이 빠진 튜브를 보관할 때 튜브가 서로 엉겨붙는 것을 방지할 목적으로 튜브 안에 약간씩 들어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다보면 이 가루가 조금씩 플런저 쪽으로 묻어나와 튜브의 완전 밀폐를 방해하기때문에 타이어에서 바람이 조금씩 빠지게 됩니다.
자, 이제 타이어에서 바람이 조금씩 빠진 이유를 알았으니 원인 제거를 해야겠죠?
먼저, 플런저 밀착 부위에 묻은 하얀 가루를 깨끗한 천 등으로 닦아서 제거해줍니다. 그런 다음 손으로 해당 부위를 만져보았을 때, 고무표면이 끈끈한 느낌이면 정상입니다.(이 부품도 오래돼서 밀폐능력이 떨어지면 별도로 자전거샵 등에서 구매해야합니다.)
플런저의 흰 가루를 깨끗이 제거하고 분해의 반대순으로 다시 결합을 합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플런저를 완전히 밀착하려면 상부 너트를 단단히 조여야한다는 사실 잊지마세요.^^
이렇게 조립을 완료한 다음 다시 타이어에 바람을 가득 넣고서 2시간 동안 시험주행을 해보았습니다. 예상대로 바람이 전혀 빠지지 않았고 며칠이 지나도 지난번처럼 바람이 저절로 빠지는 일은 없었습니다. 타이어에 펑크가 난 줄 알고 하마터면 쓸 데 없는 곳에 시간과 체력을 낭비할 뻔 했네요.
여러분도 타이어 바람이 이유도 모른 채 금방 빠질 때는 타이어 튜브 교체나 수리를 생각하기 전에 밸브부터 확인해보는 습관을 들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