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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에 대한 개념을 정립해준 책 : 대한민국 복지 7가지 거짓과 진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복지정책에 관해서 여러가지 사회적 이슈가 많이 생겨났습니다. 가령 몇년 전 무상급식 논란이나 최근의 새 기초연금 등이 그 예입니다. 물론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4대 보험 제도 또한 주요한 복지정책 중에 하나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4대 보험을 운영한다고 해서 그 국가가 복지국가라고 단정 짓기는 힘듭니다.

 

그러면 진정한 복지국가란 어떤 나라이고 우리나라는 현재 복지국가를 향해서 제대로 나아가고 있을까요?

 

이러한 질문에 속시원하게 답변해 줄 수 있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이명박 대통령 시절인 2011년 8월에 처음 출간된 「대한민국 복지 - 7가지 거짓과 진실」이라는 책입니다. 저도 가끔 블로그에 여러가지 복지제도에 관한 내용을 올리다보니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에 대해서 관심이 생겨나기 시작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사회복지사처럼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도 아니라서 그냥 막연한 관심이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읽고나서는 복지정책에 대한 관심 정도가 한층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제가 예전에 막연하게 생각하던 복지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뒤바꾸었다는 점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복지는 단순히 "부자들에게서 돈을 많이 걷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일", 다시 말해서 "부의 재분배"가 복지의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부의 재분배"는 미국을 비롯해서 일찌감치 복지국가를 지향(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는 실패)한 국가들이 추구하는 목표이고 현재 우리나라도 그런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저를 비롯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막연하게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같은 북유럽 국가들의 복지정책을 부러워하면서도 실상 그 나라들이 추구하는 복지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는 수준이란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는 진정한 복지국가의 개념과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서 어떻게 얘기하는 지 한번 간략하게 살펴볼까요?

 

 

먼저, 책 제목을 보셔도 아시겠지만 크게 7가지 주제를 두고 복지국가에 대해서 일반인이 생각하는 잘못된 생각과 진정한 개념에 대해서 OECD나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를 바탕으로 조목조목 풀어갑니다.

 

전체적으로 우스갯소리 하나 없는 다소 학술적이고 딱딱한 내용이지만, 저는 읽는 내내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습니다. 그 만큼 저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철저히 "신봉"해온 복지에 관한 7가지 "거짓 진실"의 실체가 하나하나 벗겨지면서 꽤 흥미를 자아냈기때문입니다.

 

저자는 전체적으로 복지에 관한 7가지 거짓과 진실에 대해서 각 장 별로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해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답하는 식으로 전개합니다. 그럼 목차를 한번 살펴볼까요? 목차가 질문 형식으로 돼 있으니 그 질문에 대해서 저도 단답식으로 답변해보겠습니다.

 

 

1. 복지는 좌파의 정책일까? 아니오

 

2. 대한민국은 과연 복지국가일까? 아니오

 

3. 복지국가의 큰 정부는 비효율적일까? 아니오

 

4. 복지국가는 쇠퇴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오

 

 

5. 복지국가는 도덕적 해이를 가져올까? 아니오

 

6. 복지국가는 성장 및 세계화와 상극일까? 아니오

 

7. 보편적 복지는 무책임한 퍼주기일까? 아니오

 

쓰고보니 모든 답이 "아니오"로 나오네요. 아마도 질문 자체가 지금껏 복지에 관해 일반인이 생각하는 잘못된 선입견이다보니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네요. 질문 하나하나에 대해서 할 말은 많지만, 블로그라는 공간의 한계상 간략히 쓸 수밖에 없는 점 양해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서 확인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지요.

 

 

이미 예상하셨겠지만, 이 책은 소위 "좌파"라고 비난받는 새정치민주연합이나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에서 내세우는 복지정책과 대체로 유사한 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근본적인 지향점이 절대 같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파"라고 자처하는 새누리당도 표를 얻기위해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복지정책이기도 합니다.(그래서 그런지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추천사도 보이네요.)

 

이 책은 상기한 일곱 가지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하면서, 마지막 장에서는 우리나라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과거 2차 세계대전까지는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위해 국방력에 집중 투자했 듯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안전망"은 바로 복지이며, 선택적 복지가 아니라 잔여적 복지를 추구해야한다고 합니다.

 

이 책을 정치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과거 반세기~1세기 전에 독일이나 영국, 스웨덴 등의 국가에서 복지정책을 처음 펼쳤던 정치세력은 바로 "좌파"가 아닌 "우파"이었고, 현대 복지국가에서도 좌우를 막론하고 복지가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 중 하나이기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