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에서는 내년 1월 1일부터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기로 하는 등 범 정부 차원의 「금연 종합 대책」을 내놓았는데요. 이는 지난 2004년 담배 가격을 500원 올린 이래로 10여 년 만에 담배값을 대폭(인상률 80%) 올린 것입니다.
이를 통해 2012년 기준으로 43.7%인 성인 남성 흡연율을 2020년까지 29% 수준으로 낮추는 동시에, 금연 정책을 비롯한 각종 복지 혜택 확대에 필요한 세수를 2.9조 가량 확보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번 종합 대책 중에는 「청소년 흡연 예방 프로그램」 운영 계획도 있는데, 과연 어떤 프로그램이 나올지, 그 효과는 어떨지 자못 궁금하네요.
필자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주로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서 선생님 몰래 담배를 피우고 오곤 했는데요. 대부분 비흡자인 학생들로서는 화장실을 이용할 때 담배 연기로 인한 간접 흡연의 피해도 고스란히 받으면서 생활하였죠.(그 당시엔 초등학생/중학생의 흡연율은 거의 미미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중학생들 뿐만아니라 심지어 초등학생들까지도 흡연을 하는 등 흡연 시작 연령이 과거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고 합니다. 저도 길거리를 가다보면 골목 구석에 모여서 담배를 피우는 나이 어린 중학생들을 종종 목격하는데요. 가끔 이런 학생들을 계도하다가 집단 구타를 당해 큰 피해를 본 어른들도 언론보도를 통해서 심심찮게 나오니,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청소년들은 대개 단순한 호기심이나 또래 집단 내에서의 소속감, 모방 등을 통해 흡연을 시작하지만 이렇게 일찍 시작된 흡연은 절제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는 성인에 비해 더욱 담배 중독에 빠지게 하며 이는 결국 여러가지 면에서 건강에 심각한 부작용을 낳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청소년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
▼ 우리나라 청소년 흡연율(%, 중1~고3)
1. 조기사망 위험
미국 CDC에서 1996년 내놓은 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흡연을 하고 있는 17세 이하의 청소년 1,600만 명 중 약 530만 명이 흡연으로 인해 조기 사망 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후 미국에서는 청소년 흡연율이 계속 증가하여 2000년에는 청소년 흡연자가 약 2천만 명으로 추산되었고 그 중 약 640만 명이 흡연으로 인해 조기사망 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Hahn 등, 2002)
또 다른 연구 자료에 의하면 흡연 시작 연령이 어릴수록 수명 단축 효과는 커서 25세 이후에 흡연을 시작한 경우 4년의 수명이 단축되는 반면에 15세에 흡연을 시작한 경우는 8년으로 수명 단축 수준이 2배로 증가하였다고 합니다.(Fielding 등, 1998)
2. 성인기 건강에 대한 영향
청소년기에 흡연을 시작하면 성인기에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의 위험이 증가하는 동시에 해당 질병의 발생 연령이 낮아집니다.
그리고 흡연 시작 연령이 낮을수록 관상동맥질환 발병 연령도 낮아지며, 니코틴 의존도가 높아짐으로써 금연이 어려워져 평생 흡연자 또는 중증 흡연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USDHHS, 1994)
▼ 담배로 인한 폐암 사망자의 폐 사진
3. 호흡기에 대한 영향
청소년기는 신체적으로 한창 발육이 진행 중인 시기이므로 성인에 비해서 흡연으로 인한 신체 장기의 피해가 훨씬 큽니다. 특히 흡연으로 인해 가래, 천명, 숨참 등의 호흡기 증상 유병률이 증가하고, 폐의 발육 지연 등 폐기능 감소를 초래합니다.
4. 심혈관계에 대한 영향
외국의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8~19세 흡연 청소년을 대상으로 혈관 내 지질 변화를 살펴보니, 흡연으로 인해 동맥경화 등을 일으키는 저밀도지질단백(LDL) 콜레스테롤이 4%, 중성지방이 12%, 초저밀도지질단백 콜레스테롤이 12% 증가하는 반면, 좋은 지방인 고밀도지질단백(HDL) 콜레스테롤은 9% 감소하였다고 합니다.(Craig et al, 1990)
이 외에도 흡연 청소년은 비흡연 청소년에 비해 평균 신장이 2.54cm 작다는 보고도 있는 등 특히 성장기 청소년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큽니다. 그리고 (특히 여학생들을 중심으로) 체중조절을 위해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들도 있는데, 이는 전혀 근거가 없는 낭설에 불과하므로 일찌감치 금연을 하는 것이 평생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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