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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을 구하다」는 명백히 잘못된 표현!

자문을 구하다라는 잘못된 말 쓰지 맙시다!

 

뉴스 기사 등을 보다보면 유독 "자문을 구하다"라는 표현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이 말은 주로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에서 의사결정이나 정책결정을 내릴 때 전문가나 전문가집단에게 관련 사항에 대해 의견이나 조언을 구한다"는 의미로 자주 쓰이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 글의 제목처럼 "자문을 구한다"는 표현은 명백히 잘못된 표현이므로 쓰지 말아야 합니다. 그럼 왜 이 표현이 잘못됐는 지 지금부터 살펴볼까요?

 

 

먼저 네이버 국어사전(출처: 국립국어원)을 찾아서 "자문"의 정확한 뜻을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풀이를 보시면 이 말의 의미는 "어떤 일을 좀 더 효율적이고 바르게 처리하려고 그 방면의 전문가나,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기구에 의견을 물음"입니다.

 

한자를 보면 물을 자(諮), 물을 문(問)의 조합으로서, "자문하다"를 좀더 쉬운 말로 표현하자면 "질문하다", 혹은 "묻는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하지만 "묻는다"나 "질문하다"란 말이 "자문하다"라는 말보다 격이 떨어져보여서 그런지 주로 좀 배웠다고 하는 분들이 그 뜻을 제대로 모른 채 오용하면서 지금은 "자문을 구하다"는 그릇된 표현이 주로 행정기관 등을 통해 남발되는 예가 아주 많습니다.

 

"자문을 구한다"라고 쓰면 "나에게 질문이나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한다"는 뜻인데, 도대체 이게 말인지 방귀인지 모르겠네요. 어려운 한자어를 쓰려면 그 의미라도 제대로 알고 써야할텐데,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자문"의 의미가 단순히 "질문"에 불과하다면 "자문위원회", "자문위원", "자문회의" 이런 말들도 모두 잘못된 말이겠죠? 이 말들을 같은 뜻인 "질문위원회", "질문위원", "질문회의"로 바꿔보시면 왜 저런 용어들이 잘못됐는지 금방 아실 겁니다.(그런 의미에서 국립국어원 사전에 쓰인 용례인 " 자문 위원", "정부는 학계의 자문을..."도 바르게 고쳐야 합니다.)

 

굳이 "OO을 구하다"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면, "의견을 구하다", "조언을 구하다", "도움을 요청하다" 정도로 바꿔쓰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