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이 최근 20여년 사이에 수동변속 차량에서 각종 전자제어장치(ECU)가 채용된 자동변속 차량으로 대부분 교체되면서 과거에는 없던 소위 "급발진"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언론에서도 급발진 사고가 의심되는 자동차 사고 보도가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으나 자동차 제조사에서는 여전히 차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급발진 사고 차량 운전자로서는 답답하기 그지없는 게 현실입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9년까지 급발진 의심 신고는 총 18건에 불과했으나 최근 4년간 337건이나 접수될 정도로 급발진 의심 사고 건수가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작년 10월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 의원이 국토교통부에게서 받은 국감자료를 보면, 2009년부터 2013년 6월까지 급발진이 많은 차량 순위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데요. 2009년 7건이던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 신고건수가 2012년에는 136건으로 급증하였고 2013년 상반기에만 모두 81건의 급발진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고 합니다.
그럼 구체적인 차종별 급발진 사고 신고 건수를 살펴보겠습니다.
<급발진 많은 차 순위>
위 표를 보면 쏘나타 LPG가 25건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삼성르노의 SM5 LPG와 SM3가 뒤를 잇는데요. 동일 차종이라도 LPG 차량의 급발진이 대체로 많은 이유는 아무래도 택시 등 영업용 차량 중에 LPG 차량이 많기때문이라고 보입니다.
하지만 위의 "급발진 많은 차량 순위" 표의 맹점은 전체 판매대수가 표시되지 않았기때문에 특정 차종에서 어느 정도 비율로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했는 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1위를 한 쏘나타LPG가 영업용 택시로 엄청나게 판매된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실제 급발진 사고 발생 비율이 그리 높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만 SM 시리즈는 현대 쏘나타 시리즈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적지만 급발진 사고 건수가 많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네요.
이상으로 급발진 많은 차량 순위를 알아봤는데요. 급발진의 원인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현실에서 단순히 신고 건수 자료를 갖고 "OO 차종이 더 안전하다"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요.
다만 자동차 제조사와 정부 당국은 급발진 사고 발생시 무조건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운전자 탓으로 돌릴 게 아니라 좀더 안전한 차량을 만들고 감독하기 위해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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