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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식 키보드 한성 GO187LED VIKI(갈축) 써보니...

기계식 키보드 갈축(한성 GO187LED VIKI) 구입/사용기

 

필자가 처음 컴퓨터를 사용한 이래로 키보드는 항상 5000원~2만원 사이의 저가형 제품만 사용해왔습니다. 이런 저가형 키보드는 멤브레인 방식이라해서 구조가 간단하고 부품이 적게 들어가므로 가격도 저렴한 편이지만, 수명이 짧은 편이고 타자감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특히 키보드로 글을 많이  쓰는 사람들(작가, 기자, 파워블로거 등)은 장기적으로 손가락/손목 관절에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죠.

 

저도 집에 7~8년 정도 묵혀둔 106키(?) 키보드를 오랜만에 쓰려고 꺼내보니 키가 너무 뻑뻑해서 계속 쓰다보면 손목에 무리가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 기회에 그 유명한(?) 기계식 키보드를 영입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제가 고른 조건은 일단 키보드 사이즈가 작을 것(즉 풀 사이즈가 아닌 텐리스나 미니), 독일 체리사 스위치를 사용할 것, 조용할 것, 가성비가 좋을 것 등이었는데요.

 

작은 크기를 원한 것은 일단 마우스랑 나란히 놓고 쓰기에 좋아서 그렇고, 독일 체리사는 기계식 키보드를 처음 개발한 회사로서 최근 많이 쓰이기 시작하는 중국 카일사 스위치에 비하면 내구성이나 키압(키를 누르는 압력, 낮을수록 손가락/손목에 무리가 적다) 면에서 좋기 때문이죠.

 

그리고 기계식 키보드 하면 타자 시 무조건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고 알고 있지만, 그건 흑축이나 청축 얘기고 갈축이나 적축은 그렇게 시끄럽지 않다고 합니다.(가정/사무실에서 무난한 수준, 하지만 요즘 노트북 위주로 많이 채용하는 독립형/치클릿 키보드에 비해서는 여전히 시끄럽죠.)

 

저도 소리에 민감한 편이고 주로 조용한 집에서 쓸 것이라 너무 시끄러운 것보다는 조용한 제품이 좋아서 최종적으로 갈축을 선택했습니다.(적축도 조용하지만 오타가 나는 편이라 해서 패스)

 

제품을 고르고 고르다가 최종 낙점한 제품이 바로 한성 GO187LED VIKI 인데요. 한성컴퓨터는 가성비 높은 노트북을 주로 제조 판매하는 회사로 알고있었는데, 이렇게 기계식 키보드도 생산한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187키를 채용한 제품으로서 가장 우측의 숫자키패드가 없고(이름하여 "텐키리스") 키 하나하나에 LED백라이트를 적용하여 야간 시인성이 좋습니다. VIKI는 아마도 비키니에서 따온 듯한데 왜 그렇게 지었는지 제품을 보면 아실 듯...^^

 

그럼 한성 GO187LED VIKI(갈축)의 간단한 구입기와 사용기를 살펴볼까요?

 

아래는 제품의 포장 상자입니다. 처음 이 상자를 들었을 때 느낌은, "꽤 무겁다" 였습니다. 과장을 좀 섞자면 상자 안에 벽돌이라도 넣었나 싶을 정도로 기존 키보드에 비해서는 무겁습니다.

 

 

상자를 열어서 모든 구성품을 나열해 봤습니다. 여분의 키 몇 개, 고무받침대?, USB케이블, 설명서가 전부입니다.

 

설명서를 보면 이 키보드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컨트롤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하며 소프트웨어를 통해 리셋을 1번 한 다음 사용하라고 하네요. 

 

키보드 뒷면입니다. USB케이블은 상황에 맞게 키보드 중앙이나 좌우측으로 빼서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중앙으로 케이블을 뺄 때, 고정부품의 위치가 좀 애매하다는 게 문제... 그래서 저는 좌측으로 선을 뺐습니다.

 

키보드를 컴퓨터에 연결하기 전에 한성 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은 드라이버를 설치한 다음 키보드를 연결하고, 소프트웨어를 실행해 보았습니다. 원래 이 제품이 게이밍 용인지는 모르겠지만 게임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여러 설정이 있는 듯한데, 저는 게임을 안 하니 그냥 "Reset" 버튼만 눌러주고 나왔습니다.

 

자, 컴퓨터에 연결한 모습입니다.키 하나하나마다 이렇게 불이 들어오니 어둑어둑한 방에서 타이핑 할 때는 꽤 유용해 보입니다. 아래 사진은 좌측 반쪽 모습....

 

그리고 이 사진은 우측 반쪽.... 일반적인 106키 풀사이즈 형태에서 가장 오른쪽의 숫자키패드만 없는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기존 106키를 쓰시던 분들은 적응이 아주 쉽죠. 특이한 점은 Shift 키를 누르고 사용하는 특수문자 등이 숫자키 아래에 있어서 처음엔 헷갈렸다는...

 

이 제품에 VIKI라는 애칭을 넣어준 것이 바로 테두리를 없앤 이런 형태때문이 아닌가 추측하는데요. 꼭 분해하다가 만 모습 같아서 썩 보기가 좋지는 않지만, 나름 청소하기엔 용이해 보이네요. 항상 노출된 제품이라 먼지가 잘 앉으니...

 

탈부착이 가능한 테두리 가이드를 옵션으로 판매했지만, 구매하지는 않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타자감과 소음은?

 

지금 이 키보드로 글을 작성 중인데요. 소음은 생각만큼 크지 않아서 만족하는 편이고(그래도 아주 조용한 밤에는 다른 방에 있는 가족에게 살짝 들릴 정도...) 타자감은 뭐랄까요... 말로 설명하기 참 힘든데, 아무튼 경쾌한 느낌이 글 쓰는 맛이 난다고나 할까요? 적응되니 오타도 거의 안 나네요. 이래서 다들 기계식 키보드를 쓰나봅니다.

 

7만 5천 원을 들여서 이 정도의 만족감을 준다면 처음 기계식 키보드를 경험하려는 분들에게 추천해도 괜찮은 제품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