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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

방송이 언어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인 한국 사회에서, 가장 의미가 오염된 말 중 하나가 바로 "너무"입니다. TV나 라디오 방송을 듣다보면, 아나운서, 연예인, 심지어 뉴스 인터뷰하는 국민이나 할 것 없이, 어떤 정도를 강조하는 표현은 온통 "너무"라는 표현뿐입니다. 심지어 한 문장에 "너무"라는 말을 서너 번 이상 쓰는 사람들도 수두룩 합니다.

 

<출처: 영화 "금발이 너무해" 포스터. 반어겠지?>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서, 산에 올라오니 풍경이 너무 좋고, 공기도 너무 맑아서, 기분이 너무 상쾌해요." 

 

 아, 정말이지 표현의 실종... 절망적인 언어 구사입니다. "너무 좋다. 너무 신난다. 너무 맛있다." 마치 very라고 표현할 수 있는 한국어가 "너무"밖에 없는 느낌입니다.

 

너무는 긍정의 뜻으로 쓰이지 않는다.

 

하지만 "너무"는 원래 긍정의 뜻으로 쓰이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가 상대방에서 "누구누구는 너무해!!" 이렇게 말할 때의 "너무"와 동일한 늬앙스로 쓰이는 표현이죠. 예를 들어, "너무 힘들다. 너무 아프다. 너무 괴롭다,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안 모인다." 등의 부정적인 표현에만 쓰는 게 맞습니다.

따라서 "너무 좋다"는 말은 "좋아서 싫다?"는 의미가 됩니다. 시러

 

"너무"라는 표현의 남발로 인해 다양한 표현이 일상 생활에서 사라진 것도 "너무" 오용의 폐해입니다.

 

 

"아주, 대단히, 매우, 꽤, 엄청, 상당히, 굉장히, 기똥차게, 허벌나게" 등 우리말에는 어떤 정도를 강조하는 다양한 표현이 아주 많습니다.

 

풍부하고 정확한 우리말 구사가 바로 우리말 사랑이자 애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