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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어이없는 중고가격 피하는 법

90년대초였나요? 벼룩시장이라는 매체가 등장하면서 필자는 처음으로 모르는 사람과 개인 대 개인으로 중고거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9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부터 인터넷 카페나 중고장터를 통해서 중고거래가 대부분 일어나고 있죠.(불쌍한 벼룩시장 ㅠ.ㅠ)

 

물론 물건을 한 번 사면 절대 팔지 않고 집에 짱박아 두다가 나중에 이사갈 때 아깝게 버리거나 타인에게 주는 사람들도 주변에서 많이 봤지만, 저는 금이나 골동품처럼 세월에 따라 (등락은 있지만) 자산가치가 큰 변동이 있는 상품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감가상각이 일어나는 물건이라면, 쓸 일이 없을 때는 중고로 파는 게 가장 경제적이고 환경 보호에도 기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중고거래를 자주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중고로 물건을 사고 팔다보면 참 어이 없는 경우를 가끔 보곤합니다. 바로 중고가격인데요. 물론 중고라는 게 새제품이 아니라서 딱 얼마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시세라는 건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가령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아파트 한 채 시세가 3억인데 자기 혼자 (5억에 분양 받았다고) 4억에 내놓으면 누가 그 집을 살까요?

 

마찬가지 현상이 중고장터에서도 자주 일어납니다. 즉 본인이 구입한 가격만 생각하고 현재 중고시세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물건을 내놓는다는 겁니다. 물론 운좋게(?) 호구를 낚아서 비싸게 파는 횡재를 만나기도 하지만, 그렇게 독불장군식으로 중고가격 결정을 한다면 대개 시간만 낭비하고 타이밍을 놓쳐서 애초에 팔 수 있었던 가격보다 더 싸게 처분해야하는 불상사도 생기곤 합니다.

 

 

그래서 저는 중고가격을 결정할 때 대개 아래의 단계를 거칩니다.

 

1. 먼저 네이버 중고나라 같은 물품거래가 활발한 곳에서 대략 내 물건의 시세를 파악합니다. 이때 시세란 팔려고 올려놓은 물건의 가격이 아니라 "판매완료"가 된 물건의 가격을 말합니다. 판매완료된 몇 개의 가격만 참고하면 대략 물품 상태에 따른 시세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절대 본인이 구입한 가격을 기준으로 가격 결정을 하면 안 됩니다.(근데 이런 판매자가 의외로 많더군요. 대개 중고거래 경험이 없는 초보가 많긴 합니다만, 본전 생각에 아쉬움을 못 버리는 사람도 많더군요.)

 

2. 만약 잘 거래가 안 되는 물건이라 시세 파악이 어렵다면, 현재 새제품 가격이 얼마인 지에 따라 연식과 상태를 고려해서 결정하고, 단종된 물건이라면 최초 구입가격/시기를 고려해서 합리적인 수준 내에서 결정합니다. 그렇다고 현재 시점에서 별 가치도 없는 걸 비싸게 내놓으면 팔지 않겠다는 것과 같겠죠.

 

 

특히 패션잡화나 IT 제품 등 시간에 따른 감가상각이 급격히 일어나는 물건이라면 더더욱 본인이 구입한 가격은 잊어버리기 바랍니다.(어떤 판매자는 자신이 얼마얼마에 비싸게 주고 샀는데 이렇게 싸게 내놓으려니 너무 아깝다며 동정어린 마음과 함께 시세보다 훨씬 비싸게 물건을 올려놓기도 하지만 참 어리석어 보일 뿐이죠.)

 

반대로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도 덤터기를 쓰지 않으려면 중고시세를 잘 파악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갖고 싶은 물건이 생기면 못 기다리고 빨리 사야하는 성미 급한 사람(필자 같은...^^;;)은 시세보다 좀 높은 가격의 물건이라는 사실을 알아도 조급증에 바로 사버릴 때도 많습니다.(그래도 새제품보다는 저렴하다고 위안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