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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제습함 만들기 도전!

제가 최근에 중고 DSLR 카메라를 구입하면서 몰랐던 사실을 하나 알게 됐습니다. 바로 카메라는 적정 습도 범위에서 보관해야 내부에 곰팡이가 안 생기다는 사실입니다.(물론 다른 전자제품도 습도가 높은 곳에서 사용하다보면 녹이 슬거나 내부에 곰팡이가 생기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는 과거 똑딱이 카메라에 비하면 구조가 복잡하고 고가이다보니 보관을 잘못해서 렌즈 내부에 곰팡이가 생기기 시작하면 그 손실 규모가 크므로 평소에 적정 습도 환경에서 보관만 해준다면 10년이고 20년이고 곰팡이 걱정 없이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겠죠.(물론 그렇게 오래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겠지만 습도 관리를 잘못하면 1년 안에도 문제가 생기겠죠?)

 

시중에서 카메라 제습함을 구입하려면 최소 3만원 이상을 줘야하지만, 어차피 적정습도만 유지해주면 되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돈을 들여서 살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인터넷에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저도 카메라 제습함 만들기에 한번 도전해 봤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카메라 제습함 만드는 데 드는 재료/비용과 만드는 법을 간단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gogo~

 

먼저 락앤락 같은 완전 밀폐형 용기가 필요합니다. 집에서 안 쓰는 용기가 있으면 사용해도 되고 그런 용기가 없으면 시중에서 가장 저렴하게 구하는 방법은 "다있소" 같은 곳을 이용하면 됩니다. 7리터 짜리 용기가 단돈 3천원 하네요.^^ 물론 자신이 보관하려는 카메라의 부피를 고려해서 카메라 바디나 렌즈를 충분히 보관할 만한 크기인지를 잘 따져보셔야 합니다.

 

저는 DSLR 카메라 바디 1개와 렌즈 2개, 똑딱이 카메라 1개밖에 없기때문에 7리터 용기로도 충분하네요. 그리고 혹시나 기본 줌렌즈를 바디에 결합한 채로 보관하고 싶으시면 반드시 카메라를 보관할 때 높이가 맞는 지 잘 보고 구입하셔야합니다. 렌즈는 옆으로 눕혀서 보관하면 안 되고 위로 세워서 보관하는 게 좋다고 하니까요.

 

그 다음 필요한 중요한 재료는 역시 습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해 줄 제습제(일명 실리카겔)입니다. 물먹는 하마 같은 제습제는 지나치게 건조하게 해서 안 좋다는 말도 있으지만 저는 오히려 부피때문에 실리카겔을 선택했습니다. 시중에서 10g 단위로 포장된 50개들이 제습제를 택배비 포함 6천원 정도에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보관습도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볼 목적으로 습도계가 있으면 좋습니다. 저는 마침 집에서 굴러다니는 싸구려 습도계를 발견하고 사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시중에서 숫자판이 큰 디지털 습도계는 택배비 포함 6-8천원 정도하지만 집에 있는 간단한 습도계를 재활용 하셔도 됩니다. 어차피 오차 범위가 큰 편(±5%)이고 습도를 대략적으로 알면 되기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카메라 제습함 바닥에 깔아줄 푹신한 소재를 준비합니다. 저는 제품 포장시 완충제로 쓰이는 발포수지(?)를 제습함 바닥 크기로 잘라서 사용했습니다. 융이나 극세사 같은 부드러운 천을 깔아도 되지만 오히려 먼지가 없는 발포수지가 더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럼 실제로 만들어 볼까요? 워낙 간단해서 한 마디로 요약이 가능합니다.^^

 

푹신한 재료를 바닥에 깔아준 다음, 실리카겔을 필요한 만큼 넣어줍니다. 보통 7L 용기에 카메라가 2-3대 정도면 실리카겔도 3~4개면 충분해 보입니다. 그리고 밖에서도 잘 보이도록 습도계를 벽 쪽에 붙여서 테이프 등으로 고정을 해줍니다. 간단하죠?

 

이렇게 완성 한 후에 똑딱이 카메라와 여분의 렌즈를 넣어봤습니다. 제 DSLR 카메라는 현재 촬영 중이라 같이 넣어보지 못 했지만 함께 넣으면 딱 맞는 아담한 사이즈입니다.

 

아직 넣은 지 얼마 안 돼서 습도가 35% 정도인데요.(실내 습도는 현재 60%) 이런저런 말들이 있지만 디지털 카메라는 과거 필름 카메라와 달리 적정 보관 습도가 40~50%가 아니고 낮을수록 좋다고 합니다. 습도가 너무 낮으면 카메라 내부의 구리스가 말라서 안 좋다는 얘기가 있지만 근거는 없다고 하네요.

 

그래도 혹시나 모르니 저는 습도 20~30% 정도로 유지해줄 생각이고(이렇게 해도 곰팡이가 거의 안 생깁니다), 필요한 수 만큼 실리카겔을 넣어서 습도를 조절할 수 있으니 처음부터 포장단위가 너무 큰 실리카겔을 구입하면 안 되겠죠?

시중에서 3만원대에 판매하는 저가형 카메라 제습함은 습도를 40~50%로 유지한다고 하는데, 친구 얘기를 들어보니 그 정도 습도에서는 곰팡이를 완벽하게 예방할 수는 없다고 하네요.

 

아무튼 대체로 습도가 높은 실내외 환경(특히 여름철이나 장마철)에서 장시간 보관하면 (특히) 렌즈 내부나 이미지센서 등에 곰팡이가 생겨서 사진 품질에 영향을 미치고 제품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는 만큼, 1만원대의 저렴한 비용을 들여서 고가의 장비를 오래 사용할 수 있다면 아주 유용한 방법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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