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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다 · 묻다 차이점? "뭍다"란 말은 없다!

국어맞춤법이나 어법에 관심이 많고 나름 잘 안다고 자부하는 저도 평소에 헷갈리는 말이 가끔 있습니다. 바로 오늘 설명할 단어도 그런 말 중에 하나인데요. "묻다"라고 써야할 곳에, "뭍다"가 맞는지 "묻다"가 맞는지 고민하는 저를 종종 발견합니다. 왜냐면 "뭍다"란 말은 실제로 없는 말이기때문입니다. 그런데 워낙 "뭍다"와 "묻다"처럼 받침이 비슷하면서 대비되는 말들이 많다보니(가령 "붙다"와 "붇다"처럼) "뭍다"라는 말도 꼭 있을 법한 착각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묻다"와 "뭍다"는 그 발음이 동일하기때문에(정확하게 말하면 "뭍다"란 말은 없기때문에 발음을 논할 수 없지만, 만약에 있다고 가정하면 발음이 같다는 의미), 만약에 [묻:따]로 발음하는 말이 나온다면 99%는 "묻다"라고 기억해 두시면 앞으로는 헷갈릴 일이 없을 듯합니다.("뭇다"도 같은 발음이지만 평소에 거의 쓸 일이 없습니다.)

 

그럼 간단하게 "묻다"의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출처: 국립국어원 우리말사전)

 

 

첫째

1. 무엇을 밝히거나 알아내기 위하여 상대편의 대답이나 설명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말하다.
2. 어떠한 일에 대한 책임을 따지다.

 

가장 흔히 쓰이는 의미입니다. "묻고 답하기", "책임을 묻다" 등으로 쓰이죠.

 

둘째

1. 가루, 풀, 물 따위가 그보다 큰 다른 물체에 들러붙거나 흔적이 남게 되다.
2. 함께 팔리거나 섞이다.

 

제가 가장 헷갈리는 의미인데요. 아래 소처럼 "지저분한 것이 묻었다" 형태로 쓰이는데, 이런 쓰임새일 때 저는 "뭍었다"로 쓰는 오류를 종종 범했습니다. 아마도 "붙다"라는 말이 "묻다"와 비슷한 면이 있는데, "붙다"의 받침과 헷갈려서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셋째

1. 물건을 흙이나 다른 물건 속에 넣어 보이지 않게 쌓아 덮다.
2. 일을 드러내지 아니하고 속 깊이 숨기어 감추다.
3. 얼굴을 수그려 손으로 감싸거나 다른 물체에 가리듯 기대다.

 

"굴삭기로 폐기물을 땅에 묻는다", "꼬마가 얼굴을 엄마품에 묻었다" 등으로 쓰이는 의미입니다.

 

저처럼 "뭍다"라는 단어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여기고, "뭍다"를 써야할 지 "묻다"를 써야할 지 헷갈리는 분들이 꽤 계시리라 봅니다. 포털 검색창에서 "묻다"나 "뭍다" 중 하나를 치면 바로 나머지 단어가 자동완성 검색어로 나올 정도로 흔하게 범하는 오류랄까요? 하하. 이번 기회에 확실히 그 차이(?)를 아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