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라면 어떤 형태로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이 필요하고, 정부도 여성 노동력 확보를 위해 무상보육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어린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바로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방법인데요.
국공립 어린이집과 달리 민간 어린이집은 "자체적으로" 방학을 한다는 점이 또 맞벌이 부부를 난처하게 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여름휴가 기간에 맞춰 민간 어린이집도 방학을 하는 곳이 많은데요. 이처럼 휴일이 아닌데도 어린이집이 쉬는 것은 영유아보육법과 보건복지부 지침 위반이라고 합니다. 보육교사가 휴가를 가면 대체교사 제도를 이용해서 아이를 돌봐야하지만, 이용절차가 까다롭다는 이유로 이 제도를 잘 활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보통 민간 어린이집은 이러한 방학이 규정 위반이라는 점때문에 학부모 동의를 받아서 방학을 하거나 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학부모 동의서를 받아도 소용이 없으며, 규정 위반시 1차 시정명령을 받으며, 시정명령에 따라 시정하지 않으면 1년의 운영정지 처분을 받고, 또 다시 위반하면 시설 폐쇄 처분을 받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부모가 이런 사실을 모를 뿐만 아니라, 어린이집도 이런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매년 4조원이 넘는 막대한 보육예산이 들어가지만, 국공립 어린이집과 달리 이렇게 마음대로 휴원하는 어린이집에도 꼬박꼬박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복지부에서도 2011년부터 어린이집 "방학 불가" 지침을 공문으로 하달하고 지속적으로 지도점검을 한다지만 대부분의 민간 어린이집이 "자체" 방학을 하는 것을 보면 실효성은 의문입니다.
물론 보건복지부에서는 이런 위반 사례를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하지만, 자신의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야하는 부모로서는 혹시라도 신고 사실때문에 자신의 아이가 차별이나 미움을 받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때문에 불편하거나 부당하다고 생각해도 대부분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어린이집 교사들도 나름 어려움이 있다며 고충을 토로합니다. 이에 아이 대 교사 비율 현실화나 대체교사제도 확대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지만, 보육 예산을 갑자기 크게 늘릴 수 없는 만큼 당장 실현하기는 힘들어보이고 그렇게 제도를 확대해도 쉬쉬하면서 방학을 하는 어린이집이 사라진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이런 현실때문인지, "어린이집의 현실적 고충도 있기에 부모님들과 어린이집의 관계가 원만히 이뤄지는것이 중요하다”는 다소 애매한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정부가 복지 확대와 여성의 사회 참여 등을 위해 매년 4조 원 이상의 보육예산을 들여서 적극 추진하는 무상보육 정책인 만큼, 좀더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서 혹여 워킹맘이 육아의 고충때문에 직장을 그만 두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이러한 규정을 어기는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지자체나 보건복지부 콜센터(T.129) 등에 민원을 제기하여 잘못된 관행은 빨리 바로잡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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