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상온에서 보관하던 쌀독 안에 쌀바구미를 비롯한 여러종의 쌀벌레가 생기면서 아까운 쌀을 모두 버렸는데요.ㅠ.ㅠ 물론 벌레를 없앤다는 여러가지 약제를 사서 넣어보기도 하고 마늘을 넣어보기도 했지만, 결국 아무런 소용이 없었죠.(벌레가 전혀 죽지 않아요)
물론 쌀벌레 없애는 법 중 가장 확실한 방법은 냉장보관을 하는 것이지만, 별도로 쌀냉장고를 사거나 기존 냉장고 내부가 넓어야하는데 우리는 그런 공간도 없으니 무용지물... 그래서 기존 쌀독이 아니라 밀폐용기를 하나 구매해서 거기에 쌀을 모두 넣어서 보관했죠.
근데 그렇게 해도 (이미 쌀을 구매할 때부터 안에 있던 알에서 부화한) 쌀벌레가 생기기는 마찬가지여서 고민을 하던 중, 농촌진흥청의 한 연구원이 발견한 획기적인 쌀벌레 퇴치법을 발견하고는 바로 실험에 들어갔습니다.
방법은 아주 간단한데요. 바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소독용 알콜(에틸알콜 성분이 70% 정도)을 솜에 묻혀서 쌀통에 넣어두는 것이죠. 아니면 알코올 함량이 30%가 넘는 술을 넣어놓아도 되는데요. 이렇게 하면 성충은 물론 유충까지 한 번에 잡을 수 있다네요. 신기신기...
그럼 직접 알콜을 이용한 쌀벌레 없애는 법의 효과를 체험해볼까요?
이 퇴치법을 알고 우리집 쌀통을 보니 때마침(-.-) 여기저기 기어다니기 시작하는 거짓쌀도둑거저리(이름이 참 노골적이고 기네요). 지난 번에는 쌀바구미가 우굴거리더니 가지가지 합니다;;; 이 넘은 쌀바구미보다는 덜 징그럽게 생겼지만, 이름 그대로 "쌀도둑"인 것은 마찬가지죠.
모양이 길쭉길쭉하고 가는 편이고 황갈색에 쌀 알갱이보다 약간 작은 편입니다.
여기저기 틈새에 끼여서 열심히 기어다닙니다. 이 넘들은 쌀에서 가장 영양가가 풍부한 부위인 쌀눈부터 먹어치운다고 하니 가히 해충이라 할 만합니다.(물론 쌀눈이 없는 일반 백미는 알갱이 내부를 먼저 파먹어서 속을 텅 비우죠.)
그럼 쌀벌레 퇴치를 위해 일단 작은 그릇과 솜, 알콜을 준비합니다. 소독용 알콜은 약국에서 1통에 1000원이면 구입 가능.
그릇에 솜을 깔고 알콜을 충분히 부어서 솜을 적셔주세요. 농촌진흥청 연구원에 의하면 알코올을 부피 비율로 1,000대 1 비율로 넣으면 5일 정도 후 100% 살충 된다네요.
이렇게 적신 알콜솜 그릇을 쌀통 안에 넣은 뒤, 뚜껑을 닫아 잘 밀폐시켜주세요. 밀폐가 안 되면 증발될 알콜이 외부로 모두 빠져나가므로 밀폐를 잘 해주셔야 합니다.
20시간 경과 후 살펴보니...
원래 5일 정도면 유충까지 모두 죽는다고 하지만, 일단 성충에게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지, 약 20시간 후에 쌀통 안을 살펴보았습니다.
헉!!! 그런데 어제까지만 해도 바글거리던 거짓쌀도둑거저리가 모조리 뒤집힌 채 죽어있습니다!!!
통 옆 면 보면 안쪽에 있던 넘들도 모조리 죽은 상태...
여기저기 사체가 널부러져 있네요. 사실 큰 기대를 안 했지만 이렇게 효과가 확실하다니 놀랍네요.
쌀벌레 퇴치를 위해 갖은 수단 방법을 써보았지만, 냉장 보관 외에는 답이 없었는데 의외로 이렇게 간단하게 해결이 되다니 기쁘네요. 물론 쌀에 약간의 알콜 냄새가 배어들 수는 있겠지만, 끓이면 그 마저도 대부분 증발해서 사라질테니 인체에 거의 무해할테고요.
암튼 그 연구원에게 대통령 표창이라도 줘야겠네요. 간단하지만 놀라운 발견입니다. ㅎㅎ
앞으로는 쌀을 구입하면 일단 알콜로 유충까지 모두 없앤 다음에 보관하면 쌀벌레 걱정 없이 밥을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상, 알콜로 쌀벌레 없애는 법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